메모리 반도체의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이유는 설비투자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지, 싸이클릭 산업이여서가 아니다.
설비투자한 비용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기존 설비는 원래 가동되던대로 잘 유지돼서 꾸준히 수익을 낸다면 유형자산으로의 내부투자가 복리의 마법을 일으키겠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기 위해서 기존 설비가 수명을 다하기 전에 교체된다면 설비투자에 과도한 현금이 새는 구조라고 봐야된다.
오히려 설비 감가가 끝나고도 노후교체 직전까지 쥐어짤 수 있는 레거시 공정이 현금흐름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 벌어들인 돈으로 차세대 공정에 투자하면서 레거시공정은 그 나름의 사업에 지속성을 유지하므로 ROE를 유지하고 자기자본은 복리로 증식한다.
메모리반도체 사업은 매출원가 등 비용과 투자활동에 따른 현금은 재무제표상에서는 다르게 잡히지만 매한가지로 봐야되는 금액이 크다는 것이다.
즉, 순이익은 높게 찍히지만 현금흐름은 적은 구조다.
맥주가게로 비유하자면 맥주 기계가 고장이 나서 고치는 비용은 매출원가인데, 업그레이드하려고 도입하면 유형자산 취득이므로 재무제표상 순이익을 깎아먹지 않는다.
그러나 가게 주인이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두 케이스가 다를게 없다. 후자는 전자 대비 순이익이 잘 찍히는것 처럼 보이지만 주머니에 꽂히는 돈은 똑같다.
현금흐름이 좋아야 신사업으로 규모를 키워 미래 수익증가를 담보하거나 주주환원으로 현재 가치 일부를 돌려줄텐데 국내 증시는 주주환원이 부족하다보니 이러한 측면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오로지 매출과 영업이익이다.
껍데기는 성장하는데 유지보수하느라 돈을 다까먹으면 투자자는 돌려받는게 없다.
그 겉보기만 보고 올라가는 주가라는 허상으로 수익을 낼 수밖에 없으니 투기성이 심할 수 밖에.
주주환원이 강해지는 추세에서 ROIC가 높은, 현금흐름이 좋은 DNA를 가진 사업들이 장기적으로 부각될 것이다.